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네요!!
오늘은 일상 속에서 자주 이용하게 되는 "횡단보도"와 안전에 대한 UX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비틀즈 멤버들
어르신들이 횡단보도 건널 때 일찍 출발하는 까닭
얼마전 제가 TV에서 시사 프로그램을 봤었는데요. 노인과 횡단보도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할 때 보행등(횡단보도 신호등)을 보며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신호등만 계속 쳐다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건너려고 하는 횡단보도의 보행등이 미쳐 파란불로 바뀌기도 전에, 먼저 횡단보도로 나아가 건너기 시작 합니다. 정말 위험해 보입니다.
실제로 오토바이나, 우회전 진입차량, 또는 황색등에 진입한 차량이 아슬아슬하게 비껴가거나 급정거를 하기도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너고 계시는 어르신 (이미지 출처 : 여의도통신)
왜 그럴까요? 왜 그들은 위험하게 횡단보도를 일찍 건널까요?
무슨 급한 일들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한국의 "빨리빨리"주의 때문에?
그 이유는, 어르신들의 다리가 안좋거나 아프셔서 느려진 걸음 때문 이랍니다.
보행등이 파란불로 들어왔을 때,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하면 건강한 젊은이들이야 충분히 건널 수 있지만
다리가 안좋아서 걸음이 느리신 우리 어르신들은 파란불이 켜져 있는 동안 횡단보도를 건너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예 일찍 출발을 하게 되는거죠.
2차선, 4차선 도로의 경우엔 횡단시간이 길지 않아서 왠만해선 시간이 충분하지만, 더 넓은 차선에서는 어르신들이 건너기엔 버겨운 짧은 시간입니다.
때문에 어르신들은 너무 일찍 출발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신호위반을 하시거나, 심지어 무단횡단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노인보호구역에서는 횡단보도 보행시간을 20% 더 부여
실제로 이러한 이유로 2007년부터 "노인보호구역"이 새롭게 설정이 되어서, 노인분들의 많은 공원이나 경로당, 주거지역에 있는 보행등의 시간을 현행보다 20% 정도 늘렸다고 합니다.
현행 규정은 횡단보도 진입 시간 7초에 도로폭 1m당 1초를 부여하고 있어서, 폭 40m의 도로의 경우 47초가 주어집니다.
2007년에 노인분들을 위해 조정된 횡단보도 보행등 시간은 도로폭 0.8m당 1초라서, 폭 40m 도로의 경우 57초로 바뀌게 되었죠.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진입시간 없이 0.8m당 1초의 시간으로 계산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도 어른신들을 위해 새로 바뀌어서 좋긴한데, 특정 지역(노인보호구역)에만 적용이 되고 있다는게 아쉽습니다.
고령화 사회 진입을 코 앞에 두고 있는 나라인 만큼, 앞으로는 모든 곳으로 확대 시행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보행등 잔여시간 표시기(LED)
언제가 부터 횡단보도의 보행등 옆에 숫자 또는 눈금으로 보행등 잔여시간을 표시해 주는 LED가 많이 설치 되었습니다.

보행등 잔여시간 표시기가 설치된 횡단보도 (이미지 출처: 트랙픽샵)
이 것을 보행등 잔여시간 표시기라고 하더군요. 어떤 것은 위츼 사진 처럼 삼각형모양의 눈금으로 남은 시간을 표시해 주기도 하고, 또 다른 형태로는 디지털 숫자로 표시 되기도 합니다.
이 표시기 덕분에 보행자는 남은 신호 시간을 예측할 수 있게 되어, 이에 대한 압박감이나 불안감을 덜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보행등의 파란불이 깜빡거리기 시작하면 마음이 급해져서 뛰게 되었는데, 사실 신호가 금방 바뀌진 않더군요. 괜히 뛰었습니다. 뛰면 그만큼 더 위험하게 되는 건 말할 필요도 없구요.
횡단보도 우측통행, 진입차량과의 안전거리, 우회전 신호등
그런데 보행등 파란불이 들어오는 시간보다 더 큰 문제는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보행자들에 대한 운전자들의 세심한 주의 부족 또는 주의를 기울일 수 없게 만드는 환경에 있습니다.
자동차 운전자가 교차로에서 우회전으로 진입을 하려면 진입하려는 차선의 반대쪽에서 신호를 받고 직진해오는 차량이나, 우회전 틀기전 마주보고 있는 차선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오는 차량이 없는 지 확인을하고
우회전 진입을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런 다른 진입 차량이 없는 때에는 바로 자신이 들어서려는 차선에 있는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질 때가 많죠.
우회전 진입 차량은 다른 차들이 진입해오는 것만 신경쓰다가 오히려 파란불에 건너려는 보행자들에 대한 신경을 덜 쓰게 되서, 보행자들 바로 앞에서 멈춰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회전 차량은 우회전 전용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언제든지 우회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회전 진입용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가 많고, 또한 있어도 잘 운전자 위치에서는 잘 안보이는 경우도 우리 일상에 너무나도 많습니다.
우회전 신호등을 운전자들이 인지할 수 있게 제대로, 많은 교차로에 설치를 해야 합니다.
또한 우회전이 아니라도, 직진이나 좌회전 신호가 끝나고 황색등으로 바뀔 때, 속력을 내서 교차로를 통과하는 일부 운전자들 때문에, 보행자들은 보행등이 파란불로 켜졌다고 해도 안심하지 말고 좌우를 꼭 살피고 건너야 안전합니다.
특히 이럴 땐 우측통행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하죠!!
횡단보도가 도색된 것을 보면 화살표로 우측통행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보행자 관점에서 사진을 보면 횡단보도에 진입해오는 차량은 횡단보도 왼쪽편에서 오기 때문에 당연히 우측통행을 할 때, 차량과의 안전거리를 더 많이 확보하여 사고를 줄일 수 있습니다.

횡단보도 우측통행을 유도하는 화살표 (이미지 출처 : 서진산업 홈피)
그리고 신호 끝날 때, 횡단보도 위에서 급정지 하는 차량들 때문에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들은 횡단보도 위에 버젓이 즐비한 차들 사이로 지나가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물론 횡단보도 이전에 정지선이 있긴 하지만, 급정지 하는 차들 때문에 잘 안지켜지고 있죠.
이런 경우를 일부 줄이기 위해서라도, 운전자가 바라보는 맞은편 교차로에 있는 신호등을 운전자가 정지하는 횡단보도 근처쯤으로 더 가까이 당겨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 방안도 "2007년도 교통안전시행계획"에 포함이 되어, 시행되고 있지만 아직은 많은 신호등이 예전 그대로 운전자가 바라보는 건너편에 있습니다. 빨리 더 많이 확대 되었으면 좋겠네요.
안전을 고려한 멋진 횡단보도, 신호등 디자인들
이러한 횡단보도에서의 사고를 막기 위해, 몇가지 디자인들이 제안이 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 몇가지를 소개 할까 합니다.
1. 선진국에서 도입해온 "험프형 횡단보도"
몇해 전 부터 우리나라에도 도입이 되고 있는 횡단보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험프형 횡단보도(humped crossing)"라는 것인데요, 횡단보도를 과속방지턱처럼 높게 만들고 횡단보도 위에는 아예 보도블럭을 까는 형태 입니다.

험프형 횡단보도의 구조
차량들이 횡단보도를 지나갈 때 과속방지턱을 넘는 효과를 내게 되며, 보도블럭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인도의 연장선처럼 보이기에, 운전자들에게 보행자 우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도 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기존횡단 보도는 차량들이 지나가는 도로위에 선으로 그어 놓은 듯한 인상이었다면, 험프형 횡단보도는 오히려 인도위에 차들도 임시로 지나갈 수 있게 해놓은, 즉 주객이 바뀐.. 보행자 위주의 횡단보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도와 횡단보도와의 높이 차이가 없어지게 되므로, 휠체어도 원할하게 지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이러한 험프형 횡단보도는 이미 선진국(호주 시즈니 등)에서는 널리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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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험프형 횡단보도 (이미지 출처: sdi.re.kr)
우리나라에서 이젠이는 주로 스쿨존 등에 일부 설치 된 정도 였는데, 부산에서 2005년부터 일반도로에서도 많이 설치를 하여 시민들의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부산 이기대 나들목에 설치된 험프형 횡단보도 (이미지출처: 오마이뉴스)
그리고 얼마전에 서울특별시도 "여행(女幸) 프로젝트 - 걷기 편한 길"의 일환으로 107개의 험프형 횡단보도를 설치 했다고 하네요.
2. 보행자들을 위한 안전 문구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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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다양한 횡단보도
위의 그림을 보면 외국의 횡단보도들 위에는 "오른쪽을 봐라" 또는 "왼쪽을 봐라"등의 다양한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또한 횡단보도 근처의 차선들은 지그재그로 그려져 있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는 비용은 별로 들지 않지만, 나름대로의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횡단보도 말고 아예 보행등 옆이나 밑에도 건너기전에 좌우를 살피라는 등의 문구를 넣어도 좋을 것 같구요. (이미 이런 아이디어를 제안한 분이 계십니다. - 희망제작소 링크 참조)
3. 입체적인 횡단보도 페인팅
중국에서는 아예, 횡단보도 도색을 입체적으로 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횡단보도에 대한 확실한 인식을 심어주는 효과를 높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입체적인 횡단보도 페인팅 (이미지 출처 : theSun.co.uk)
3. 입체 신호등

Can’t Cross A Virtual Wall
가상 장벽을 이용하여 운전자들로 부터 보행자를 보호해주는 아이디어입니다.
이 아이디어는 당장 실현하기에는 비용이나 기술면에서 힘들겠지만, 보행자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안전 장치가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아이디어는 이한영이라는 한국 디자이너분이 내놓으셨는데요, 이미 인터넷에서 유명하더군요.
(얀코디자인 등의 웹사이트에 소개가 되었고, 올 가을에는 KBS1 티비에서 인터뷰도 하셨네요.)
Interview on KBS1-TV (10:00AM, 09.04.2009) from hanyoung lee on Vimeo.
우리나라의 도로교통법이나 시민들 인식에서 지금까지는 너무나 운전자 위주였던 것 같습니다.
횡단보도 또한 보행자 관점이 아닌, 운전자 관점에서 바라보면 정말 위험천만해질 수 있죠.
하지만 이제는 보행자를 더 생각하는, 보행자가 우선인 도로교통과 관련된 공공디자인들이 많이 나와서,
좀 더 안전하게 걸어다닐 수 있을 그런 날이 멀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디자인이나 캠페인, 교육등을 통해서 시민들도 보행자 우선의 교통인식을 새로 갖아야 하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공공디자인은 실용성 뿐만 아니라 때론 안전과도 직결이 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사용자와 약자, 어르신들, 장애우까지 고려한 디자인이 국내에도 많이 적용이 되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