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4일 화요일

아이폰,아이패드 벤치마킹 전략을 뛰어넘는 방법 - UX와 시장 3.0


일본 기업을 벤치마킹하고, 그들을  뛰어 넘고자 했던 한국 기업들

한 때 일본의 전자제품은 세계 최강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뛰어난 기술력을 따라 잡기 위해 열심히 그들의 제품을 벤치마킹하며 따라간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한국의 기업(삼성, LG)들이죠. 그리고 그 기업들은 마침내 일본의 기술력과 대등해졌고, 지금은 오히려 그들을 앞서기도 합니다.

물론 오늘날의 삼성과 LG는 기술이나 가격만으로 세계 기업들과 승부하는 것은 아닙니다.


Good design is the most important way to differentiate ourselves from our competitors.


제품의 기능, 사양과 가격 못지 않게 디자인이 중요한 구매 결정의 요소이니깐요. LG CYON 휴대폰으로 치면 블랙 라벨 시리즈처럼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내놓기도 하고, 10대, 20대 초반을 대상으로는 롤리팝, 쿠키처럼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삼성 애니콜 또한 최근에 햅틱 시리즈, 코비 시리즈 처럼 제품의 기능보다 디자인이 더 부각되는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다

하지만 최근 국내 휴대폰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스마트폰인데요, 그 스마트폰의 중심에는 "이미 해외시장에서 큰 히트를 치고 뒤늦게나마 국내에 들어온" 아이폰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뛰어 넘는 그 무엇, 아이폰


아이폰이 출시 되기 이전에 국내에서 스마트폰은 그저 얼리어답터나 비지니스맨에게나 어울릴 법한 제품이었습니다. 비싼 가격, 어려운 사용법 등등도 문제였지만 스마트폰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되기 위해서 넘어야 할 가장 큰 장벽은 "비싼 데이터요금"과 그리 많지 않은 "Wi-Fi 접속 가능 지역"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KT를 통해서 아이폰이 들어오고, 또 SKT, KT, LGT를 통해 옴니아2가 출시 되면서 이러한 열악한 스마트폰 환경과 인식들이 많이 개선이 되었습니다.

결과를 놓고보면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 하나 때문에 국내 시장, 이동통신 환경에서 많은 것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 어떤 제품보다도 국내 출시를 위한 네티즌들의 열망이 대단했었죠. 그들 중에서 어떤 이들은 애플의 맥북, 아이팟 mp3p 등을 써보고 익숙해진 경험을 휴대폰에 그대로 가져가고 싶어 했을 것이고, 또 어떤 이들은 외국이나 동영상을 통해 아이폰을 접해보고 그 때 느껴진 경험을 잊지 못해서,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릅니다.



국내 기업에 불어닥친 아이폰 쇼크

아이폰은 국내에서 하나의 큰 현상입니다. 혹자는 아이폰 쇼크라고 까지 말하기도 합니다. 아이폰 보다 더 나은 기능, 아이폰의 단점을 보완하는 제품이라는 식으로 광고를 하던 국내 스마트폰은, 오히려 아이폰과 비교했다는 점에서 더 이미지가 실추되기도 하였고, 대통령까지 한국의 스티브잡스를 만들고 싶다고 하고, 많은 전문가들과 네티즌들은 우리나라 기업은 왜 아이폰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없었는 지에 대해 성토하기도 하였습니다.

일단 아이폰에는 있지만 삼성, LG의 스마트폰에는 없는 것들이 무엇인지는 자명합니다. 하드웨어적인 기능, 사양만 좋다고, 스마트폰 액정만 세계 최고 기술이라고 아이폰을 뛰어 넘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가 한 말을 빌리자면, "벤치마킹하면 절대 안된다. 스티브잡스도 벤치마킹 안한다" 즉, 아이폰과 같이 제품 그 이상의 제품, 새로운 it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새로운 욕구, 그 미래를 내다 보고 세상이 없던 새로운 것,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의 기업들은 아직 그 점에서 애플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패드의 기능을 뛰어넘는 최고 성능의 태블릿PC를 이르면 8월 출시한다. - 2010. 5. 4 기사)

잡스와 아이패드 - 그의 고집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제 글의 서두에서의 내용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다른 선진 기업들의 기술을 따라 잡기만 해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러한 벤치마킹 전략이 가능 했던 것은 기존의 시장 1.0 , 시장 2.0 에서는 기술, 기능, 디자인 , 가격 만으로 시장에서 승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플은 시장 3.0을 염두에 두고 아이폰, 아이패드를 내놓았습니다. 기존에 없던 사용자 패턴, 기존에 없던 시장, 기존에 없던 포지션을 자신들이 새로 창조 한 것입니다. (물론 애플이 성공하기 까지에는 다른 여러 회사들의 시험적인 제품들의 실패들이 뒷받침되기도 했을 겁니다.)



시장 3.0 (마켓 3.0) = UX 마케팅 ?

잠깐, 여기서 시장 1.0, 2.0, 3.0 이건 뭐냐구요? IT에서는 웹 2.0 이런거 좋아하듯이 마케팅에서도 저렇게 시장 패러다임을 나누기도 하더라구요. 시장 1.0과 2.0은 기존의 산업화 시대를 거쳐오면서 대량생산, 낮은 가격, 더 좋은 성능, 약간 더 이쁜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던 시장이고 소비자들이 당장 필요로 하는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면 되는 단계 였습니다. 하지만 시장 3.0 (마켓 3.0)은 아직은 애플과 같은 몇몇 혁신적인 기업에서만 적용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써, 소비자들의 '영혼'을 감싸 하는 단계라고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필립 코틀러의 책 "마켓 3.0"에 나오는데 그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은 이제 소비자들의 ‘영혼’을 감싸 안는 세 번째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소비자들의 욕구와 열망을 이해하고 스티븐 코비가 ‘영혼의 암호를 푸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로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세계화의 패러독스와 창조적 사회의 부상은 바로 이런 ‘영적 호소력’의 대상인 소비자를 이제 지성과 감정, 영혼을 가진 ‘인류 전체’로 설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준다.     - 필립 코틀러, 마켓 3.0, 69쪽



아무튼 사용자들이 기존에 쓰는 제품, 서비스 벤치마킹, 그들의 과거 경험에 대한 분석만으로는 독창적인 새로운 문화를 이끄는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 김영세 대표의 주장인데, 이 UX에서의 개념이 필립 코틀러의 시장 3.0의 개념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습니다. 즉, 소비자들의 영혼의 암호를 풀면 사용자들의 미래 경험을 찾아낼 수가 있는 것이죠.

김영세 대표 - 그의 고집 또한 많은 찬사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우리의 UX, 시장 3.0에 뛰어 들자

UX라는 것은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기획 할 때 부터 고려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는 기존의 것들을 벤치마킹한다고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시장 3.0에서는 다른 회사 제품 (아이폰, 아이패드)들을 따라한다고, 따라 간다고 해서 그들을 이길 수 없습니다. 따라 갈 수가 없습니다.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비자, 사용자들의 영혼을 이해하고, 그들을 감동 시킨다면 전혀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고 시장을 이끌 수 있습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이제는 옛말입니다. 대신, 자신 혹은 타인의 실패를 거울로 삼을 수는 있겠죠. (국산 스마트폰의 효시 셀빅, 새로운 멀티기기를 꿈꾸는 민트패드 등등) 저는 감히, 미래의 모습을 내다 볼 수 있는, 그려 볼 수 있는 상상력을 , 우리나라 기업인들도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그런 환경을 꿈꿔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 이땅에서 UX에 대해 열심히 배우고 있거나, 혹은 실무 현장에서 윗분들이나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분들을 열심히 설득하고, 때론 좌절하고, 때론 접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그 날개를 마음껏 펼쳐서
그들의 손에 의해, 우리의 손에 의해, 아이폰의 대항마가 아닌, 아이폰과는 다른 문화, 경험을 선보일 혁신적인 제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




[관련 글들]


+덧붙이는 글
저는 UX전문가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케팅 전문가도 아닙니다. 다만 저는 UX와 시장 3.0이라는 개념이 아이폰 쇼크과 같이 현재 우리에게 영향을 끼치는 현상들을 설명해주는 좋은 개념이라고 생각이 들어서 두서없이 적어 봤습니다.